날것(6)

평범했더라면

  우리의 만남이 처음부터 평범했더라면 뭐가 달라졌을까? 보다 더 나은 관계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. 시작부터 속고 속이는 불미스러운 관계. 우리가 그랬다. 마음만큼은 거짓이 아니었겠지. 하지만 그 외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다.
  서로의 거짓말까지 사랑스러울 정도로 그렇게나 일그러지고 뒤틀려있었다. 처음 본 그 순간부터 거짓없이 진실만을 드러냈다면 우리는 좀 더 깨끗하고 순수한 사이가 될 수 있었을까?
  하지만 나는 우리가 이랬기에 서로에게 닿았다고 생각한다. 거짓과 거짓으로 연결된 사이. 거짓이 없었다면 시작도 못했을 인연. 이걸 거짓된 인연이라고 부르는게 맞을까?
  누구보다 행복해보이거늘 정녕 이 모든 것이 거짓이라 할 수 있겠는가.